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횡단보도 사고를 내면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형사절차가 따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해 운전자는 보험사가 치료비를 내는 것과 별개로 피해자와 형사합의를 할지, 한다면 얼마에 할지를 정해야 합니다. 먼저 알아 둘 것은 12대중과실 합의금에는 법으로 정한 금액표가 없다는 점입니다. 진단이 몇 주인지보다 수술 여부, 치료 경과, 후유장해 가능성, 보험으로 이미 회복된 손해가 무엇인지가 금액을 좌우합니다.
12대중과실 교통사고 합의금, 금액표가 없는 이유

인터넷에는 진단 1주당 얼마씩 곱하면 된다는 말이 많이 돌지만, 진단 1주당 일정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적 기준은 없습니다. 같은 전치 주수라도 단기간 통원치료로 끝난 사고와 장기 입원이나 수술이 필요한 사고는 산정 기준 자체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합의금을 협의할 때 살피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살피는 항목 | 구체적으로 보는 내용 | 준비할 자료 |
|---|---|---|
| 상해 정도 | 진단 기간, 수술 여부, 후유장해 가능성 | 진단서, 소견서, 치료 기록 |
| 치료비 | 지금까지 든 병원비와 앞으로의 치료 가능성 | 치료비 영수증, 보험 지급 내역 |
| 휴업손해 | 일을 쉬면서 생긴 소득 손실 | 급여자료, 사업소득 자료, 휴업확인서 |
| 차량 손해 | 수리비, 렌트·대차 비용 | 수리 견적서, 렌트 계약서 |
| 형사합의 요소 | 처벌불원 의사와 피해 회복 정도 | 합의서, 처벌불원서, 지급 내역 |
표에서 위쪽 네 줄은 대부분 보험이 처리하는 민사상 손해이고, 맨 아래 줄이 형사합의에서 따로 다루는 부분입니다. 피해자가 제시한 금액이 높게 느껴진다면 이 표의 항목별로 보험이 이미 지급했거나 지급할 부분을 빼고, 남는 손해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협상의 출발점입니다. 이 밖에 피해자의 직업과 소득, 과실비율, 사고 경위, 운전자의 법규 위반 정도와 전과도 함께 반영됩니다.
합의의 무게가 특히 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었거나 여러 명인 경우
- 음주·무면허가 함께 문제되는 경우
-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가 다친 경우
- 2개 이상의 중과실이 겹친 경우
- 동종 교통범죄 전력이 있거나 피해자가 엄벌을 요청하는 경우
양형에서는 중상해 발생을 중요한 가중요소로 보고, 중과실 사유가 둘 이상 겹치거나 난폭운전에 해당하면 위법성이 중한 경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12대중과실 전치 2주 합의금, 꼭 해야 할까
전치 2주는 교통사고 부상 중 가벼운 편에 속합니다. 그래도 12대 중과실 사고라면 피해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절차가 멈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치 2주에도 피해자가 형사합의금을 요구하는 일이 흔합니다.
다만 모든 사건에서 반드시 형사합의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판단할 때는 아래를 함께 봅니다.
- 피해가 경미한지 — 통원 몇 번으로 끝났는지, 후유증 가능성이 있는지
- 보험으로 충분히 회복됐는지 — 치료비·위자료·휴업손해가 대인배상으로 정리되고 있는지
-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지
- 운전자에게 동종 전력이 있는지
경미한 사고에서 합의금 액수만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보면 감정이 상하기 쉽습니다. 피해자가 제시한 금액을 바로 수락하거나 감정적으로 거절하기보다, 그 금액의 산정 근거를 묻고 보험으로 지급된 치료비와 손해배상금, 실제 소득 손실을 하나씩 맞춰 보는 편이 결과적으로 빨리 끝납니다. 주당 얼마라는 셈법은 참고하는 사람이 있을 뿐 어디에도 정해진 공식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세요.
12대 중과실 합의금, 보험이 내주는 돈과 아닌 돈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보험입니다. 보험사가 진행하는 민사합의와 운전자가 피해자와 하는 형사합의는 서로 다른 절차입니다. 보험금이 지급됐다고 형사합의까지 끝난 것이 아니고, 반대로 형사합의를 했다고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가 모두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 구분 | 보험 처리(민사) | 형사합의 |
|---|---|---|
| 목적 | 치료비·수리비 등 민사상 손해배상 | 피해 회복 및 처벌불원 의사 확인 |
| 진행 방식 | 보험사를 통한 배상 협의 |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 별도 협의 |
| 주요 자료 | 보험 접수 내역, 지급 내역, 진단서 | 합의서, 처벌불원서, 합의금 지급 자료 |
| 반영 단계 | 민사상 배상 범위 산정 | 경찰·검찰·재판 단계의 양형자료 |
| 주의할 점 | 보험 처리만으로 형사절차가 끝나지 않음 | 합의 문구와 지급 방식에 따라 반영 범위가 달라짐 |
보험 종류별로 나누면 이렇습니다. 피해자의 병원비나 차량 수리비 같은 민사적 책임은 자동차보험이 처리합니다. 형사재판에서 나온 벌금, 피해자와의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 비용은 운전자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처리할 수 있으나, 음주·무면허운전 등은 보장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자동차보험만 들어 둔 상태라면 형사합의금은 본인이 마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운전자보험의 보장 범위와 한도, 특약 내용은 상품과 가입 시기마다 다르니 사고가 나면 약관부터 확인하세요.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했더라도 사고 유형이나 약관에 따라 보험사가 지급한 금액 일부를 운전자에게 구상청구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운전자보험이 취소되면 합의금이 멈춘다
청원24에 올라온 한 피해자 가족의 사례는 보험에만 기대는 형사합의가 어떻게 꼬일 수 있는지 보여 줍니다. 2026년 1월 14일 15시 29분, 인도를 걷던 딸이 횡단보도 쪽 인도로 올라온 1톤 트럭의 사이드미러에 얼굴을 부딪혀 넘어졌고, 왼발이 타이어에 깔렸습니다. 막힌 길을 피해 인도로 가로질러 가려던 차였습니다. 진단은 전치 6주, 발목 골절로 다음 날 핀 5개를 박는 고정수술을 했고 발등 뼛조각은 수술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12대 중과실 사고로 형사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가해자는 한 번 형사합의를 하자고 찾아왔지만, 경과를 더 보겠다고 하자 그 뒤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이후 운전자보험으로 선임된 변호사 사무실 직원이 2월 말 찾아와 보험사 형사합의서를 작성했는데, 4월 말까지 합의금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알아보니 보험 계약 당시 고지의무 위반 등 계약상 하자로 보험사가 가입 자체를 취소한 상태였습니다.
그 뒤 5월 15일 구약식으로 처리한다는 통지서만 왔고, 가족은 6월 16일에야 우편물을 확인해 17일 국민신문고에 진정을, 18일 법원에 탄원서를 냈습니다. 그러나 6월 19일 법원 판결은 벌금 400만 원이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양쪽 모두 챙길 점이 있습니다.
- 가해자 쪽: 합의서에 서명만 받았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 합의금이 실제로 지급돼야 피해 회복이 이뤄졌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보험이 문제를 일으키면 직접 지급 방법을 다시 마련해야 하고, 연락이 장기간 끊기면 사고 이후 태도에서 불리하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 피해자 쪽: 합의서를 써 준 뒤에도 지급 여부를 확인하고,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오는 우편물을 놓치지 않아야 의견을 낼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12대 중과실 합의를 해도 처벌은 남는다
일반 교통사고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요건을 갖춘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형사처벌 특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이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조항 단서에 적힌 12가지 위반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면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내도 경찰 수사와 검찰의 기소 판단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처벌 기준은 같은 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음주운전이나 어린이보호구역 사고처럼 별도 법률이 적용되는 경우는 더 무겁게 처벌됩니다.
| 12대 중과실 유형 | 내용 |
|---|---|
| 신호·지시 위반 | 신호기나 경찰공무원 등의 신호, 통행금지·일시정지 안전표지 지시를 위반 |
| 중앙선 침범 | 중앙선 침범, 금지된 횡단·유턴·후진 |
| 과속 | 제한속도를 시속 20킬로미터 초과 |
| 앞지르기·끼어들기 위반 | 앞지르기 방법·금지시기·금지장소, 끼어들기 금지, 고속도로 앞지르기 방법 위반 |
| 철길건널목 통과방법 위반 | 정지·확인 등 통과방법 위반 |
|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 횡단보도 보행자를 보호하지 않음 |
| 무면허운전 | 면허 없이 운전, 효력 정지나 운전 금지 중 운전 포함 |
| 음주·약물운전 | 술에 취하거나 약물 영향으로 정상 운전이 어려운 상태 |
| 보도 침범 | 보도 침범 또는 보도 횡단방법 위반 |
| 승객 추락방지의무 위반 | 문을 연 채 출발하는 등 승객 안전조치 미흡 |
|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운전의무 위반 |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의 신체를 다치게 함 |
| 화물 고정조치 위반 |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음 |
앞의 사례처럼 차가 인도로 올라와 보행자를 친 경우는 보도 침범에 해당합니다. 다만 유형에 겉으로 들어맞는다고 곧바로 결론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법규 위반과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실제 신호 상태와 충돌 지점, 차량 이동 경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합의가 쓸모없는 것은 아닙니다. 합의서, 처벌불원서, 합의금 지급 자료는 피해 회복 노력을 보여 주는 양형자료가 되어 처벌 수위를 정할 때 함께 고려됩니다. 처벌 수위는 상해 정도, 사고 당시 속도, 사고 후 구호조치와 신고, 합의 여부, 과거 교통 전력이 함께 반영되고, 중상해나 사망 사고라면 금고형이나 집행유예, 실형까지 검토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벌점, 면허 정지·취소 같은 행정처분도 따로 진행됩니다.
합의 시점과 합의서에 꼭 들어갈 문구
합의는 어느 단계에서 하느냐에 따라 확인할 것이 달라집니다.
| 시점 | 확인할 부분 |
|---|---|
| 경찰 조사 전 | 초기 피해 회복 여부, 피해자 의사, 처벌불원서 제출 가능성 |
| 검찰 송치 전후 | 합의서 제출 시점, 양형자료 정리, 피해자 진술 변화 |
| 재판 진행 중 | 합의서와 함께 반성문, 교통안전교육 이수 자료, 재발 방지 계획, 지급 내역 |
| 치료 종료 전 | 향후 치료비 포함 여부, 추가 손해 부담 범위 |
| 치료 종료 후 | 최종 손해액, 후유장해 여부, 민사상 청구 범위 |
경찰 조사 전에 합의하면 피해 회복이 빨랐다는 점을 초기부터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합의가 늦어졌다고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지만, 치료가 끝나기 전에 서두르면 나중에 후유증이나 추가 치료비 때문에 다시 다툼이 생기기 쉽습니다.
합의서에는 아래 내용이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 사고 특정 정보 — 사고 일시와 장소, 차량번호, 당사자 인적사항
- 합의금 액수, 지급일, 지급 방식 — 불분명하면 실제로 피해가 회복됐는지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 처벌불원 의사 — 이 문구가 없으면 양형자료로 쓰이는 범위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 보험 처리분과 개인 합의금의 구분 — 보험사에서 받을 손해배상금과 어떤 관계인지 적어야 합니다. 문구에 따라 형사합의금이 민사 손해배상금으로 처리되거나 이후 청구권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향후 치료비와 후유장해 추가 청구 여부 — “민형사상 책임을 더 이상 묻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는다면 어떤 손해까지 포함되는지 분명히 적습니다.
합의 뒤에는 처벌불원서, 계좌이체 내역, 영수증, 보험 지급 자료를 함께 보관해 두어야 합의를 실제로 이행했다는 점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합의가 안 될 때 할 수 있는 일
피해자가 연락을 거부하거나 요구 금액 차이가 크다고 대응을 멈추면 안 됩니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직접 연락 반복은 피하기 — 거절하는데도 계속 전화하거나 가족·직장에 연락하면 2차 피해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양형위원회도 합의를 시도하며 피해자를 괴롭히거나 불이익을 암시하는 행위를 불리한 양형요소로 정하고 있습니다. 변호인을 통해 합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을 검토하세요.
- 형사공탁 검토 — 합의가 끝내 안 되면 법원에 돈을 맡겨 피해 회복 의지를 보이는 형사공탁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양형자료 준비 — 사고 직후 구호조치와 112·119 신고 기록, 보험 접수 자료, 반성문, 교통안전교육 이수증, 재발 방지 계획, 가족 부양이나 생계 운전 필요성 자료를 모아 둡니다.
- 노력의 기록 남기기 — 합의가 결렬됐더라도 치료비 지급과 보험 처리 진행 상황, 합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정리해 두면 처분 단계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형사 결과가 나온 뒤에도 면허처분 통지서, 보험 지급 내역, 치료비 자료를 보며 행정처분과 손해배상, 구상청구 문제가 남아 있는지 마지막까지 확인해야 사건이 정리됩니다.
정확한 최신 기준은 국가법령정보센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공식 안내와 청원24 공식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